2025 노벨문학상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프로필과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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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노벨문학상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
1954년 헝가리 줄러에서 태어난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László Krasznahorkai)는 종말론적 정조와 초장문 문체로 세계 문학사의 독보적 자리를 차지한 작가입니다. 데뷔작 사탄탱고(1985) 이후, 몰락해가는 공동체와 인간 의식의 미세한 떨림을 포착하는 작업을 계속해 왔습니다.
2015년 국제 부커상에 이어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그의 오브르는 보편적 질문의 장으로 재조명되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긴 호흡의 문장, 정교한 시점 전환, 성(聖)과 속(俗)이 교차하는 장면으로 구성됩니다. 독자는 서사적 쾌감보다는 ‘세계가 움직이는 방식’을 체험하며, 문학이 감당할 수 있는 마지막 언어의 경계를 확인하게 됩니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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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László Krasznahorkai) |
출생 | 1954년 1월 5일, 헝가리 줄러 |
국적 | 헝가리 |
직업 | 소설가, 각본가 |
학력 |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교(ELTE) 헝가리문학 |
활동기간 | 1985년 ~ 현재 |
장르/경향 | 포스트모더니즘, 묵시록적 테마, 초장문·의식의 흐름 |
수상 | 국제 부커상(2015), 노벨문학상(2025) |
공식 사이트 | krasznahorkai.hu |
작가 세계의 핵심
- 초장문과 나선형 서술: 마침표를 지연시키는 긴 문장으로 인물의 의식·소문·풍경이 중첩됩니다. 독자는 ‘천천히 휘몰아치는’ 리듬을 체험합니다.
- 몰락과 불안의 미시사: 쇠락한 마을, 무너지는 제도, 집단적 피로를 통해 근대 이후의 불안을 서늘하게 시각화합니다.
- 성스러움의 잔광: 혼돈 속에서도 예술·윤리·은총의 가능성을 더듬어, 절망과 구원 사이의 긴장을 유지합니다.
- 장르 경계의 해체: 여행기·산문·신화적 모티프가 소설 내부에서 교직되며, 서사보다 감각과 운동감이 전면화됩니다.
대표작 읽기 가이드
사탄탱고(1985)-쇠락한 농장을 배경으로 소문과 망상이 확산되는 과정을 통해 공동체가 붕괴하는 리듬을 포착합니다. 건조한 풍경과 집요한 반복이 독해의 리듬을 형성합니다.
저항의 멜랑콜리(1989)-고래가 실린 곡예단의 방문으로 요동치는 소도시. 선동과 무력감, 일상의 파괴가 서서히 증식하는 정치적 알레고리로 읽힙니다.
전쟁과 전쟁(1999)-기록 강박에 사로잡힌 인물이 '세계를 구원할 문장'을 찾아 디지털 공간에 매달리는 이야기. 언어·역사·구원의 모순을 실험적으로 탐색합니다.
세이오보가 아래에 있었다(2008)-교토·아테네·이스탄불 등을 오가며 예술 앞의 침묵과 경외를 기록한 연작. 미학적 사유와 여행서사의 결이 공존합니다.
웬크하임 남작의 귀향(2016/영역 2019)-스캔들과 명성을 등에 진 인물이 고향에 귀환하며 벌어지는 욕망과 도착의 변주. 현대 도시의 공허와 환대의 이중성을 드러냅니다.
영화와의 공진: 벨라 타르
그는 영화감독 벨라 타르와 협업해 소설의 시간성을 스크린으로 확장했습니다. 사탄탱고, 저항의 멜랑콜리의 영화화, 토리노의 말 각본 작업 등에 관여하며, 초장문 문장의 '길고 느린 시간'을 롱테이크 미학으로 번역했습니다. 문학과 영화의 상호작용은 그의 독자층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수상의 의미
2015년 국제 부커상은 번역문학의 지형에서 그의 영향력을 공고히 했고, 2025년 노벨문학상은 ‘몰락과 불안의 시대’를 감각적으로 기록한 문학이 보편적 발언권을 갖는다는 사실을 확인시켰습니다. 동유럽 문학 전통과 현대 세계의 균열을 잇는 교차점에서, 그는 언어의 마지막 지점을 더듬는 보기 드문 증언자입니다.
어떻게 읽을까
- 입문 코스: 사탄탱고 → 저항의 멜랑콜리 → 세이오보가 아래에 있었다 순으로 서사와 사유의 균형을 점진적으로 높여보세요.
- 읽기 전략: 긴 문단은 독자 리듬으로 쪼개고, 인물의 발화·소문·서술을 메모로 구분하면 이해가 빨라집니다.
- 교차 감상: 벨라 타르 영화와 병행하면 ‘느린 시간’의 체험이 입체적으로 강화됩니다.
마무리
크러스너호르커이는 파국의 가장자리에서 언어의 가능성을 실험해 온 작가입니다. 그의 문장은 불안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힘, 세계의 균열을 견디는 감각을 길러 줍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은 그 여정의 성취를 확인한 사건이며, 동시에 더 많은 독자에게 주어진 초대장입니다. 느리지만 깊게 그의 문장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세요.